7월 17일 연중 제15주간 월요일
‘세상에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.’는 예수님의 말씀은 쉽게 이해하기
어렵습니다. 구약 성경에서 메시아의 업적으로 표현된(이사 9.5-7 참조)평화
는 단순히 다툼이나 싸움이 없는 상태로 여겨지기보다 하느님과 맺는 관계
안에서 이해되어야 합니다. 평화는 죄를 넘어서고, 하느님의 구원에 참여하
거나 하느님과 맺은 관계를 되찾은 상태를 말합니다. 칼은 글자 그대로 군
사적인 의미에서 싸우는 도구가 아니라 칼이 주는 표징과 함께 사회 안에
서 일어나는 분리나 분열을 일컫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. ‘평화가 아닌
‘칼’은 “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”과 연결됩니다.
일상에서 가장 가까운 것은 가족 관계입니다. 그 시대의 사회상을 생각
하면 가족은 지금보다 훨씬 더 깊은 유대를 맺고 있었습니다. “칼을 주러 왔
다.”라는 것은 비교를 위한 말씀처럼 들립니다. “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
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.” 제자들은 가족에서 분리되어
예수님을 따릅니다. 그들에게는 더 이상 사회의 유대가 아닌 예수님과 이루
는 관계가 먼저입니다. 제자가 되는 길에는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됩니다.
“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.” 예수님
께 합당한 제자가 되는 길은 기존의 관계와 자신을 위한 길을 벗어나 예수
님을 따르는 것입니다. 제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철저하게 스승을 따르는 자
세입니다. 넓은 의미로 제자인 신앙인들도 비슷합니다. 그 길에는 다른 것에
앞서 말씀을 따르려는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. ⊕
-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-